개인적인 상실 이후 마주한 대상들에 시선을 두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의 시선은 어딘가 뭉뚝하고 미적지근한 색상의 고구마 케이크에 가닿아 있습니다. 어린 날 생일마다 멀리서부터 주문되어 배송 온 고구마 케이크는 투정의 대상이기도 했고, 기억의 대상이 되는 반가움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일상 속에서 케이크를 바라보는 것은, 그 순간이 더 이상 없을 것임을 문득 느끼는 시간임과 동시에, 자신의 생을 의식하는 순간이 됩니다. 지난 기억과 지금의 순간이 맞닿는 시간을 찬찬히 멈추어 바라보고, 미지근한 온도의 색감으로 기록하여 봅니다.
2. Vodka Tonic with two lemon slices, 종이에 형광펜, 20x20cm, 2022. vaschael
Vodka 100ml, Tonic water 100ml, two lemon slice. stir well. Drink.
3. 두 개의 후추통, 종이에 형광펜, 20x20cm, 2022. 김준환
같으면서도 다른 두 개의 대상을 바라볼 때의 느낌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4. The Fox and the Grapes, 캔버스에 아크릴릭, 25x25cm, 2022. 남윤아
5. 달콤, 종이에 아크릴과슈, 14.9x21.4cm, 2021. 래티샤
우리는 늘 아름다운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합니다.
황홀함을 한가득 안고 싶은 마음은, 때때로 그 대상들을 우리에게 특효약처럼 작용시키곤 합니다. 그러나 결국 상흔은 다시 느껴지겠죠.
특효약 같은 건 없었네요, 일시적인 망각일 뿐. 그러나 어쩌면, 그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붙잡으려 할 수 밖에 없는, 이상하지만 지극히 자연스러운 우리의 모습을 그저 담아가면서 불안정한 호흡을 가다듬고자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특이점이라 생각되기 쉬운 것들을 평범함과 같은 선상으로 끌어오고자 하는, 제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6. 피칸파이와 크림, 종이에 아크릴릭, 29.5x21cm, 2022. 한유람
맛있는 디저트는 언제든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것 같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타지 않는 맛있는 디저트로 피칸파이와 크림을 선택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즐길 수 있거든요.
7. The human meat 2020, watercolour on paper, 20x20cm, 2022. 캐쓸킹
8. The marbling, 캔버스에 아크릴릭, 20x20cm, 2022. 오영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식재료입니다.
이미 조리된 스테이크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marbling은 완벽해
9. The human meat 1602, watercolour on paper, 20x20cm, 2022. 손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