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rim X Odo-collective have come!
< 퍼포먼스 일정 및 예약정보 >
3) 오다움 <전시장을 둘러보다가 그곳에 있는 나를 보게 된다면 너의 시선은 나를 따라 움직이고 나처럼 전시장을 서성이게 될 거야> (15분) : ‘시선’을 의식하는 다움에게 전시장은 서성이기 좋은 장소다. 사람들의 시선이 작품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다움은 이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한다. ❙일시 : 10/6(수) 3pm, 10/8(금) 6pm, 10/11(월) 2pm, 10/15(금) 6pm ❙장소 : 쇼앤텔 전시장 내부 *예약 불필요 SHOW 사진_자림
TELL 전시 서문
이 전시는 하나의 씨앗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의 갈망이자 불안, 혹은 질문. <나의 자리는 어디일까> 나는 나를 무어라 불러야 할지 오랜 기간 고민했다. 자기표현의 명분-개인적인 동시에 사회적인-을 마련하기 위한 힘겨운 나의 자리 찾기는, 좌절과 포기-희망과 다시를 반복하며 어딘가로 향하고는 있었던 걸까. 나는 이 사람들을 만났고, 우리는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서로를 알아봤다. 우리는 말하자면- 한낮의 해변을 앞에 두고 그늘을 서성이는 사람들이다. 그늘을 전전하는 이유. 첫째. 몸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나의 몸은 매끈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잘 모른다. 나는 한 번도 벗은 몸을 눈부신 햇살 아래에 비추어 본 적이 없다. 다만 시큰한 곳곳의 감각으로 미루어 몸을 유추할 뿐인데, 나는 어쩐지 굳고 거친 감각의 내 몸이 부끄럽다. 둘째. 마땅한 자리가 없다. 이미 해변은 사람들로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다 빈 자리가 나는 것은 같으나, 나를 위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 언제나 무언가를 선택하고, 또 누군가에게 선택되기에 나의 위치는 애매함 그 자체로 느껴진다. 그래서 셋째, 아직 바다에 뛰어들지 못했다. 그늘에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바다에 뛰어들기까지 옷을 벗기, 햇볕으로 나오기, 자리를 잡기, 바다에 다가가기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바다에 다다를 수 있다. 그늘에서 마주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 ‘왜인지 많은 부끄러움’을 함께 맞닥뜨려 보는 건 어떻겠냐고. 그리하여, 우리는 차라리 이곳에 우리만의 누드 비치를 만든다. 우리의 몸을 마주 보고, 우리와 바다 사이를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벗어 던진다. 그리고 조만간, 뛰어들 것이다. 지릿한 비린내와 상흔의 조합. 그것은 우리를 아프게 할까. 아물게 할까. 모쪼록 함께 뛰어들어 주길 바란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손을 잡아 주었으면 좋겠다. _자림(쇼앤텔 운영자3) 사진_자림
기획노트
이 전시는 경쟁을 통해서 얻은 기회가 아닌, 자림과의 인연이 만들어낸 기회이다. 경쟁을 해야 했었다면, 우리는 또 한 번 이리저리 밀려 기회를 잃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공간으로 불러들일 것 인가에 관한 고민을 했다. 모든 것을 연결하기 위해 전시 준비 기간 동안 전시 명을 여러 번 바꾸며 확장을 거듭했다. 전시 명 ‘누드 비치(가제)’로 시작해 ‘햇볕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는 피하는 것이 좋아요’ 가 되기까지 우리의 고민은 한가지였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누구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우리를 지배하는, 그리고 몇몇 비슷한 처지의 작가 지망생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감정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을 더 자주 경험하고 그로 인해 예술가로서의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게 되는 그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연결하게 하는 어느 지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회가 정의하는 표준화된 예술가 모델이 되지 못한 나. 어찌 보면 예술계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통틀어, 나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어떤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사람일까? 우리는 마음속으로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 되기 위한 목표를 품고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마음속에 부끄러움을 꽁꽁 싸매고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진 파편화된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한 채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전시의 참여자들은 중고신인, 비전공자 예술인, 진입 시기의 예술인, 예술대학교 재학생 등 다양한 예술계 계급의 사람들이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명명하고, 드러내고 인정하기를 시도한다. 이 전시는 우리가 가진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벌거벗은 몸 구석구석을 연결하기 위한 어떤 시작이다. 누드 비치의 미지근한 온기를 느끼며 연결된 몸을 바라보고,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_이은(오도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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